분류 전체보기39 The Sun Will Shine 별생각 없이 카톡으로 1초도 걸리지 않는 ㅋㅋ 편지를 쓰려면 펜을 찾고 종이를 꺼내 쓸 말을 고민했었듯이 인간다운 경험을 했다 다시 새길 일들이다 가을비가 내리던날 우산이 바람에 뒤집어지고 밤3시에 출발해 300km를 달려 시작한 등산이 700m고지를 헉헉대며 올랐는데 등산로가 폐쇄되어 200m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경우라던가 또 가야산에서는 오전부터 내리던 비가 정상에 다다른 가파른 철계단에서는 돌풍과 함께 깊은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심지어 이유 없이 신발끈이 풀리고 패딩을 안에 입으려는데 지퍼가 중간에 걸린다 우연 실패 마찰 기다림 순탄한 삶이 드문 이유를 알것 같기도 하다 현실은 참 울퉁불퉁하다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은 오늘이 대충 사라지지 않길 노력하리라 2025. 11. 5. 여름이 가네 거대하고 우람한 암릉과 깊은 계곡 푸른 녹음속으로 뭍혀 들어가면 자연스레 마주하는 것은 내안의 목소리와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그저 나의 작음을 깨닫는다 유독 올여름은 더위를 탄 듯 하다 책상앞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흘렀다 차라리 이렇게 땀을 흘릴바엔 무진장 흘릴 일을 하자고 등산을 시작했다 산 정상에서 풍경을 황홀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잠시그 풍경위에 내가 아는내가 들어본 내생애에 존재했던 인연들을 떠올린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나눈 약속의 시간을 살고 있다지켜지지 않은 약속일지라도 그 약속 덕분에 더 간절히 살았고더 애틋하게 사랑했으며더 깊이 그리워했었을지도 모른다 2025. 9. 11. "Knowing Me Knowing You" 살면서 우리는 여러 만남과 헤어짐을 겪지만 가슴에 남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손흥민이 10년만에 토트넘을 떠난다TV에서 손흥민의 18세 독일시절 아버지와 함께 작은 자취방 같은 곳에서 참치 통조림과 김에 쭈그리고 앉아 밥을 먹던시절 부터 보아왔다골을 넣은 날이면 일주일이 좋았다그도 어느새 33살이다옛날 같지 않다 민첩함이나 과감함이 많이 무뎌졌다LAFC 로 이적을 한다고 했다 그리운 사람은 내게 아직 완성되지 못한 사람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이 그러하듯인생의 방향은 언제나 일방통행이다 누군가의 그리움으로 남아진다는 건그 사람의 어딘가를 나의 물을 들였다는 뜻일게다아름다운 관계는 사실느슨하게 스미는 사이여야 한다 ** 내일 아침에 이적후 첫경기에 나올지도 몰라Apple TV 의 MLS.. 2025. 8. 4. 심야 신호등 어둠 속을 걷고 있을 때 등대 같은 삶의 비밀 하나는 필요하다 불면증 정도는 아니지만 잠들기가 아쉬울때 침대에 누워 멍하니 밖을 바라본다 가로등과 신호등 그리고 멀리 보이는 등대불 좋아했던 것 혹은 후회되는 것 그리고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회한 그런 것들을 기록하는 건 가끔 어둡고 쏟아지는 감정이 벅차 오를때 개울 위에 돌다리 처럼 돌덩이를 내려 놓는 것과 같다 그것은 가로등일 수도 등대불이 될 수도 있다 잠깐이라는 신호등이 되기도 한다 2025. 5. 29. Broken 거의 한달만에 차를 움직이려 했더니 시동이 걸리지를 않는다 보험회사에 연락했다 방전일때는 30분이상은 시동을 켜주어야 해서 계획에도 없던 드라이브를 다섯시간이나 했다 볼 일은 그냥 연락해서 미루었다 모처럼 관리가 잘된 휴게소 주차장을 서성이기도 하고 꽃구경도 하고커피도 마시고 작은 사찰에도 들렀다사람구경도 했다터털 중간 쯤일때였다백미러에 보이기도 전 멀리서 부터 들리던 굉음이 어느새 나를 지나쳐 지나간다 빨간 스포츠카였다 소리만 들어도 페라리인 것을 안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바뀌어 엔진기술이 없는 회사들도 전기로 페라리 수준의 고속성능을 내는 차를 만들어 낸다저 굉음은 스포츠카 업체들이 오랜시간 쌓아 온 유산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자신을 덜어내고 깍아 내는 일이다 어떤 것을 간직하고 버리는 선.. 2025. 5. 4. 에이프릴 꽃도 아픈 사월에 뭇매처럼쏟아지는부신 빛이 아려서지천으로 봄까치꽃온몸이 다 퍼렇다 하늘도 아래로 내려꽃에 입을 맞춘다-김영란(1965- ) 고개를 들어 보니 벌써 4월이 다 갔다홍콩을 다녀온 후 '방구석에서 만 한달을 지내보자'라고 맘 먹고 사흘에 한번 체육관에 가는 일을 빼고는지내다 보니 한달 반이 되었다 인생 처음 Motorola에 입사했을때피닉스 맥도웰 스트릿 버거집에서 사수가 내게 준 스페이스 펜이 공구박스에서 나왔다물속에서도 필기를 할 수 있다하~ 꽃잎일 때였지 입을 맞출 꽃은 졌고 잎새만 남았다잎으로 사는 시간만 남았다새파래진 내 잎..... 2025. 4. 26. mama said - metallica 뭔가 하다 보면 지루하고 괴로운 순간과 마주치기도 하고그렇다고 중간에 멈출수는 없는지라 어떻게든 끝내고 보니 나름의 건진 것도 있었다 이번 홍콩여행이 그랬다 좋은 책이든 좀 부족한 책이든 다 읽고 나면 느껴지는 그 나름의 만족감 처럼 말이다 별것 아닌 삶이라도 열심히 다 살고 나면 모종의 만족감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지루한 여행을 끝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착각이라고 해도 한 권의 두꺼운 책을 독파했을 때처럼 말이다 30년은 되었겠다 홍콩 센트럴에서 비싼 라도시계를 하나 샀었는데소공동에 光내려고 갔더니 짝퉁이라고 했다 시장에 간김에 일부러 짝뚱만 노리며 걷다가 건졌다몇년전에 큰맘 먹고 50만원 가까이 주고 신었던 걸 보았다오른쪽 사진의 Yeezy 시리즈 런닝화다 그 시장을 나오면서귀퉁이에 있는 .. 2025. 3. 14. 난닝구 1. 모크넥 또는 터틀넥골프를 쳐본지 20년이 훨씬 넘는다 피닉스에서 근무하던 1993년쯤 부터주말이면 한 10년쯤 건성건성 쳤던 것 같다 뭔가 지루하다거나 잘나가다 김이 새면 무엇이든 거의 손절수준으로 흥미를 잃는다그리곤 머슬카에 나중엔 제로백에 미쳐서 자동차 튜닝에 한 15년 빠졌었던 것 같다50이 넘으면서 그만 뒀다 당시 갑자기 모크넥이란 것이 유행했다 타이거 우즈가 입고 나타나면서 부터다 아마도 나이키가 골프를 대중적 스포츠로 만들어 낸 시점과 거의 같으다 기능성 소재의 시작이었다 Mock는 뜻 그대로 우아한 터틀넥을 모방한 것이다 목이 짧고 굵은 사람은 터틀넥을 입을 수가 없다그런 나에겐 너무 좋았다넥타이가 사라진 자리를 가려 주었다내가 좋아라 하는 블루종점퍼에도 어울리게활동성이 좋은 장점까.. 2025. 2. 5. 2025 1월1일 일출시간에 맞추어 태종대에 걸어가 일출을 보았습니다 사진 몇장 찍고 그곳에서 주는 믹스 커피를 마시고, 돌아오던 길에 기사식당에서 떡국 한그릇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해가 바뀌었습니다 휴대폰의 연락처들을 주루룩 올려 보았습니다 어떠한 인연에도 생로병사가 있습니다 모두 안녕하신가 몇몇 전화번호를 지우기도 하면서 심리적 공간을 키우려 노력중입니다 의식적으로 비워야 소중한 것들이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전 처음으로 탁상용달력을 2개 샀습니다 아는 사람이 없는 곳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새해 목표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하던대로 게으름 피우지 말고 잘 살자입니다 앙상한 나무들이 양옆으로 죽 늘어 서있는 집앞 해수천길을 걸었습니다 모두가 건조한 같은 색으로 어떤 나무인지 가늠키가 어렵습니다 봄이.. 2025. 1. 23.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