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하고 우람한 암릉과 깊은 계곡
푸른 녹음속으로 뭍혀 들어가면
자연스레 마주하는 것은 내안의 목소리와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그저 나의 작음을 깨닫는다

유독 올여름은 더위를 탄 듯 하다
책상앞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흘렀다
차라리 이렇게 땀을 흘릴바엔
무진장 흘릴 일을 하자고
등산을 시작했다

산 정상에서 풍경을 황홀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잠시
그 풍경위에 내가 아는
내가 들어본
내생애에 존재했던 인연들을 떠올린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나눈
약속의 시간을 살고 있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일지라도 그 약속 덕분에
더 간절히 살았고
더 애틋하게 사랑했으며
더 깊이 그리워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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