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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여름이 가네

by kjoon41 2025. 9. 11.

 

 

거대하고 우람한 암릉과 깊은 계곡
푸른 녹음속으로 뭍혀 들어가면
자연스레 마주하는 것은 내안의 목소리와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그저 나의 작음을 깨닫는다

 


유독 올여름은 더위를 탄 듯 하다
책상앞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흘렀다
차라리 이렇게 땀을 흘릴바엔
무진장 흘릴 일을 하자고
등산을 시작했다

 


산 정상에서 풍경을 황홀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잠시
그 풍경위에 내가 아는
내가 들어본 
내생애에 존재했던 인연들을 떠올린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나눈

약속의 시간을 살고 있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일지라도 그 약속 덕분에

더 간절히 살았고

더 애틋하게 사랑했으며

더 깊이 그리워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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