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도 안보이던 벚꽃이
오후 2시가 넘어 운동을 하고 들어와
운동복을 세탁기에 넣고 커피를 들고
창밖 해수천가를 보노라니 피어있다
벚꽃을 보며 문득
여러생각이 떠오른다
죽기전 혹은
마지막일 것 같은 일들에서
막상 마지막 순간이 다다르면
보지 못한 길을 가지는 않을게다
추억 속 그 길을 다시 걷고 싶고
알던 이들을 한 번 더 보고플게다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느끼던 찡했던 아련함이
가끔 코끝을 찡하게 한다
인간은 순간을 살아내는 능력이
생존의 원동력이고
의지하는 것은 현재가 아니라
아득하지만 의미 있던 과거일 것이다
결국 삶을 이끄는 것은
기억이라는 뜻이다
그러기에 어렵게 겨울을 이겨내고
이맘때의 기억으로 꽃을 피운
벚꽃 처럼
기억들이 새로워 진다
함께 충만했던 길이며
같이 맛 보았던 행복
모두
이미 살아본 삶
기억하는 삶이 지표일 것이다
생각없이 기억없이
삶의 깊이는 생기지 않는다
나를 기억하는 모두가
평안하길... 그리고
벚꽃처럼 화사한 삶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