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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mama said - metallica

by kjoon41 2025. 3. 14.

 

 

 

뭔가 하다 보면 지루하고 괴로운 순간과 마주치기도 하고

그렇다고 중간에 멈출수는 없는지라

어떻게든 끝내고 보니 나름의 건진 것도 있었다

이번 홍콩여행이 그랬다

좋은 책이든 좀 부족한 책이든

다 읽고 나면 느껴지는 그 나름의 만족감 처럼 말이다

 

별것 아닌 삶이라도 열심히 다

살고 나면 모종의 만족감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지루한 여행을 끝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착각이라고 해도 

한 권의 두꺼운 책을 독파했을 때처럼 말이다

 

 

30년은 되었겠다 홍콩 센트럴에서 비싼 라도시계를 하나 샀었는데

소공동에 光내려고 갔더니 짝퉁이라고 했다

 

 

시장에 간김에 일부러 짝뚱만 노리며 걷다가 건졌다

몇년전에 큰맘 먹고 50만원 가까이 주고 신었던 걸 보았다

오른쪽 사진의 Yeezy 시리즈 런닝화다 그 시장을 나오면서

귀퉁이에 있는 아디다스 매장에서 보니 아직도 정품(왼쪽)은 1,999불이었다

두컬레를 흥정끝에 500불에 샀다 

너무 실망한 여행에서 가장 크게 건진 것이다

 

 

나이가 들면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4박 여행은 정말 지루하다

설렁설렁 몇가지 옷가지에 여분의 운동화 하나 넣고

트러블러 카드 한장 들고 떠나는 것은 1박2박때나 충분한 것이었다

저렇게 파란하늘에도 구름은 있어

어느구름에서 비가 내릴지 모르는게 인생이다

기회도 불행도 그렇다

 

 

몰랐던 것이 하나둘 쌓여

어느 날 저절로 완성되는 그것이 인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완성’이라는 것만큼 큰 착각도 없으니

또 하루도 다시 새롭게 살아야지

짝퉁 운동화 신고 조깅을 시작 해야겠다

 

 

시끄러운 카페나 번잡한 식당에서도 우리는 고독할 수 있다

로밍도 하지 않고 지도만 보고 걸었다 버스나 지하철 노선표만 보고 다녔다

막 먹기로 하고 갔지만 좋다는 맛집은 못갔다

그냥 보이는 곳에서 먹었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별하고

내 길이 아니라면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생기길 바랬다

너무 너무 지루하게시리...

 

 

장만옥도 양조위도 저때만 좋았었다

세월은 마냥 가버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리라

하늘은 이미 봄이다

 

"인생은 한 권의 펼쳐진 책이란다.

끝날 때까지는 덮지 말거라"

나오는 노래가사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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