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있으면
저곳에 가고 싶다
설악산 단풍이 생각났다
이곳에선 정말 먼 곳이었다
가을비가 내리는 아침
멍하게 담배를 빠는 동안
잡념은 옅어지고 오가는 차들이며
멀리 귀퉁이에 조금 보이는
짙은 회색 빛깔의 수평선을 보는 동안
시간은 무척 느리다
남들은 인내도 별로고
매우 충동적인 내게
어른이라는 시간을 말한다
난, 아직 어른이 아님에도 말이다
찬 바람이기에 창문들을 모두 닫았다
창문 하나 뻬꼼히 열어 놨으나
위잉 하는 바람소리에 마저 닫았다

그저 조금은 그리운 사람이 되고 싶다
빈자리가 조금은 그리운
곁에 있으면 좋지만
곁에 있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은
그저 빈자리가
조금은 그리운 사람이고 싶다
지도를 펴 보면
정말
멀리도 왔다
설악산은 정말 멀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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