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쉬러 나갔다
너무나 좋은 이곳이
쓸쓸해지려 한다
긴 연휴로 집앞
태종대로 가는 길엔
제법 차들이 많다
문득 세상에는
짝사랑이 아닌 관계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어떠한 것이든 딱 반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기에
네가 섭섭한 것은 네가
날 더 좋아한 까닭이고
내가 섭섭한 원인은
내가 너를 더 좋아한 까닭인 탓이다
6차선8차선 도로가 텅텅비는
이맘때 서울의 도로와는 다르다
집밖을 나가도 길 마다 골목 마다
바닷가도 노는 아이들과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숨을 쉬러 나갔다
너무나 좋은 이곳이
쓸쓸해지려 한다
어렸을 때 하던 짝사랑을
연습하며 살아야지
짝사랑할 땐
어렵게 섭섭하다고
말을 떼면 상대는
더 멀리 가는 것 처럼
이곳이 그렇게 보일 것 같아
나가기 싫은 날도
바다를 보러
나간다
너무나 좋은 이곳이
쓸쓸해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