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꽃길이라는 게
가끔 혹은 간혹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합니다
다대포를 휩싸고 있는
새벽 운무가 사라질 무렵 나타나는
무지게 처럼...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 <꽃밭-윤석중>

부산에 내려온지 일주일이 지나갑니다
새벽에 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소리를 들으려 나갑니다
이삿짐은 한 보름후에야 내려옮으로
다대포에 얹혀 살고 있지요
매번 삶에서 벌어지는
안 좋은 상황을 모두
상처로 받아들이면
그냥 환자가 되어 버립니다

요즘은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어 처럼 말하는
공황장애나 트라우마 등등
심리용어들이 참 듣기 거북합니다
종종 나와 타인을 비교하며
자신을 과하게 비하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위의 동시처럼
피의 상처인 줄 알았던 것이
꽃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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