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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화양연화

by kjoon41 2021. 5. 13.

 

 

부산 해안선을 따라 놀부와 사흘을 돌았다
옛날엔 언덕 하나만 넘어도 사람사는 모습이 달랐다
하지만 지금은 산을 넘고 포구를 하나 넘어가도
비슷비슷한 것이 하늘로 치솟아 오른 빌딩들 같이
개인이 선택할 범위는 실로 좁기만 하다

 

살아 오면서 어디에서고

이방인이 아니었던 적이 있었던가

과거 때문에

불행하기도 하고 행복한 경우도 있다
파이어족속은 아닐지라도 
쉬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십년은 지나갔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들만 남았다 신년에

딱2년후 부턴 놀고 먹으리라 다짐한지 몇달이 지났다

 


10대후반에 달려간 진해 생도대 생활이
알게 모르게 몸속 깊이 각인이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바닷바람이 공기가 그렇고 
볼을 스치는 햇살이 그러했다


주차를 해놓고 태종대를 
두시간 남짓 걸었다 물론 계획한 일이다
마지막 나의 해석이 나를 위해 적당한 것인가를 
확인키 위해 걸으면서 깊이 생각하였다

연고도 전혀 없는 곳으로 내려와 살리라  
결심하는 순간이었다


영도 끝 태종대 전에 있는 건설중인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했다 마침 연구소도 바로 앞이어서

궁하면 일을 할 수도 있겠다
바다뷰도 좋아 보인다 딱 2년을 되뇌였는데
2023년 7월로 완공 시기도 적당했다

 


인생을 살며 겪는 사소한 불행까지 

상처로 인식하면 정말 행복해지기 어렵다
살다보면 상처란 것은

받지 않는 게 아니라 상처의 시간을 잘 

다독여 잘 보내는 것이리라

 

 

18세때 훈련 받다가 생도대 나무그늘의 풀바닥에 

털퍼덕 앉아 보던 것 처럼

벤치에 앉아 바라보니 양지바른 곳엔
동백나무 잎이 바다가

반짝이고 비릿한 바다내음은
담배맛이 좋아 죽을 만큼

좋게한다

화양연화란 것이 별 것인가
악착같이 

좋은 점을 발견하는 마음이
좋다는 기분이

느낌이 '화양연화'일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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