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에서 결혼식이 있어
입을 와이셔츠를 아울렛에서
한장 샀다
취향대로 연한 체크블루다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드레스룸 옷장 서랍을 열었더니
포장을 뜯지도 않은 와이셔츠가
여덟장이 나왔다 게중엔 똑같은 컬러에
디자인에 질만 다소 뻣뻣한 다른 것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나만의 무언가가 있음을 새삼 느낀다
그러면서 중얼거리길
아직 내삶은 안전하구나 다
2.
책을 사 본지가 족히 8개월은 지났다
하기사 양으로 책을 살 나이는 아니다
생각나면 책꽂이에 있는 책들을 꺼내어
기억을 더듬으며 잡히는 대로 페이지를 넘기며
다시 읽는다 나이를 먹어가니 책 읽기보다
훨씬 좋은 건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이다
넷플릭스를 켜도 선택장애로
뭘골라야 할지 당황한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골라서 넷플릭스를 켤때가 많다
쉬고 있는대도 여전히 쉬고싶다
3.
반복되는 일상에서
시간의 희미한 기억을 찾는 것은
기분이 좋다 행복하다
과수원 귀퉁이에서 수확한 감자
한상자를 얻어왔다
매일 유튜브 감자요리를 따라한다
감자요리만 4일째 먹었다
그래도 실패확률은 30% 이하는 된다
필요한 재료들을 로켓배송으로 산다
아마도 소스며 재료 대부분
반이상 버려질게 분명하다
그리고 일상다반사 라는 말을 곱씹고 있다
해질녘 소박하게 먹고 커피를 보온병에 내려서
바닷가 벤치에서 마시고 온다
내가 특별해질 수 있는 방법은
그렇게 바다를 보며 차를 마시는 일로
오직 내가 내게서 사랑받는 순간이다
반복되는 걸
잘 다루는 것만큼 삶에서
중요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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