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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오후의 조각 하나

by kjoon41 2022. 7. 2.

사람이란 때때로 모르는 사람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체육관을 나서다가 더플 백을 맨채

롱블랙 한잔을 들고 벤치에 앉아
담배를 빨며 실눈을 한채 
파란하늘을 보고 있었다 눈이 부셨다
몇일, 못 본 햇볕을 맞으러 햇살 좋은
시청옆 개천가에 들른 것이다

넥타이 차림의 신사가 옆으로 오더니
주춤주춤 하다가 
담배를 하나줄 수 있겠냐고 했다
라이터와 담배를 건네줬다
고맙다고 하면서 옆에 앉더니 잠시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시청과 법률사무소를 
오가는 중이라고 했다

내가 자기를 이해 해 달라고
하는 말이 아닌 것도 
왜 낯선 나에게 이런저런 말을 하는지도
나는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이해가 되었다


우린, 다시 만날 일 없는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햇볕이 좋았다
담배맛도 커피맛도 좋았다
사람이란 때때로 모르는 사람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어느새 7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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