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때때로 모르는 사람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체육관을 나서다가 더플 백을 맨채
롱블랙 한잔을 들고 벤치에 앉아
담배를 빨며 실눈을 한채
파란하늘을 보고 있었다 눈이 부셨다
몇일, 못 본 햇볕을 맞으러 햇살 좋은
시청옆 개천가에 들른 것이다
넥타이 차림의 신사가 옆으로 오더니
주춤주춤 하다가
담배를 하나줄 수 있겠냐고 했다
라이터와 담배를 건네줬다
고맙다고 하면서 옆에 앉더니 잠시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시청과 법률사무소를
오가는 중이라고 했다
내가 자기를 이해 해 달라고
하는 말이 아닌 것도
왜 낯선 나에게 이런저런 말을 하는지도
나는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이해가 되었다
우린, 다시 만날 일 없는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햇볕이 좋았다
담배맛도 커피맛도 좋았다
사람이란 때때로 모르는 사람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어느새 7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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