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기념일을
5월에 모아놓은 듯 해서 내겐
너무나 불편한 5월이 지났고
6월도 열흘이 지나간다
사촌 동생이 카톡으로 내사진을 보내왔다
돌아가신 네살위인 삼촌의 앨범에서
발견하고는 내게는 없을 것 같아
보낸다고 했다 삼촌과는
형제같이 자랐다
내가 귀여움은 독차지 했지만
늘 삼촌은 형 같았다
요즘은 시간도 널널한데
삼촌기일을 잊고 있었다 사촌 동생들과는
나이차가 많아서 사실
이것저것 서로 안부를 묻는 법이 없었다
고1때 여름방학이었다
대학생인 삼촌과 삼촌 친구들을 질기게 졸라서
삼촌 따라 호남선 야간 완행열차를 타고
목포에서 8시간 넘게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어떤 이유에서든
살다보면 기념일을 모두의
형편에 맞추어 아우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어떠한 날을
기억하고 기념한다는 것은
뭔가 팍팍한 인생에서 중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일이다 기일을 잊어서
미안하다고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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